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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명인들이 만든 장류의 가치
전통 명인들이 만든 장류의 가치

 

한국의 전통 식문화를 구성하는 핵심 중 하나는 단연 장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류는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한국인의 식탁에서 ‘밥상의 뿌리’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존재이며, 그 중심에는 수십 년, 많게는 수백 년에 걸쳐 이어져온 전통 장의 맥을 지켜온 장류 명인들이 있습니다. 전통 명인들이 만드는 된장, 간장, 고추장은 오랜 시간 정성과 손맛이 응축된 결과물로, 단순한 장이 아닌 예술이자 철학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대의 대량 생산된 장류가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을 지녔다면, 명인들이 만든 장은 오직 자연과 사람, 시간의 조화를 통해 완성된 고유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전통 명인 장류가 가지는 역사적, 문화적, 건강적 가치에 대해 세부적으로 살펴보며, 왜 지금 이 시대에도 다시 전통 장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생겨나는지를 조명해 보겠습니다.

 

장류의 가치가 깃든 시간과 발효의 정성

 

전통 장류의 가치는 무엇보다 시간에서 비롯됩니다. 된장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의 발효 기간이 필요하고, 그전 단계인 메주를 띄우고 말리는 과정에서도 철저한 관리와 긴 기다림이 요구됩니다. 명인들의 장류는 이 시간을 조급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겨울에 메주를 띄우고, 봄볕에 말린 후 장독대에 장을 담그는 전통 방식은 현대식 기계 발효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깊은 맛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발효 중에 생성되는 효소와 유산균은 위생적이면서도 건강한 식문화를 가능하게 하며, 장맛의 깊이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합니다.

 

특히 명인들은 메주를 직접 띄우기 위해 지역에서 나고 자란 국산 콩을 고집하며, 염도 또한 경험과 감각으로 조절합니다. 이는 단순히 간을 맞추는 수준을 넘어 자연의 흐름을 관찰하고, 계절의 온도와 습도에 맞춰 장을 돌보는 전통적인 지혜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장 하나에 담긴 시간은 단순한 숙성 기간이 아니라, 매일매일 장독을 들여다보며 빛과 온도, 냄새를 기록하는 정성의 결과이며, 명인들의 철학과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세월의 기록입니다. 이러한 발효 과정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슬로푸드 이야기이며, 장을 숙성시키는 시간만큼 장인의 마음도 함께 깊어집니다.

 

장류의 가치로서 문화와 세대 계승의 상징

 

전통 명인들이 만든 장류는 단순히 ‘맛있는 장’이라는 평가를 넘어, 한국 고유의 식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산 증인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한 집안에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된장과 고추장은 단순한 조리 재료가 아닌, 가문의 역사와 정신, 여성의 노동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유산입니다. 실제로 많은 명인들은 장을 담그는 법을 어머니에게, 혹은 할머니에게서 배웠고, 그 방식 그대로 손녀에게 전해주는 구조를 통해 ‘맛의 대물림’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장류는 단절되지 않고 세대를 이어가는 연결고리로서, 단순한 발효식품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에서도 장 담그기 문화와 전통 장류 제조기법을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정도로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 명인은 국가가 지정한 ‘식품 명인’으로 활동하면서 장 담그기 교육, 체험 행사, 지역 농산물 활용 등을 통해 지역경제와 지역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전통을 보존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현대 사회에서 잊히는 감각과 문화를 회복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명인의 손에서 태어난 장은 단순한 간장이 아니라, 지역의 풍토, 지역민의 삶, 그리고 오랜 지혜가 담긴 살아 있는 유산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전통의 뿌리라 할 수 있습니다.

 

장류의 가치가 담긴 건강한 음식 철학

 

현대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바로 ‘건강’입니다. 장류는 본래 발효식품으로서 장 건강과 소화에 도움을 주는 유익균이 풍부하고, 항산화 성분 및 천연 미네랄이 풍부해 면역력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명인이 만든 장류는 자연재료만을 사용해 인공 첨가물 없이 오직 발효와 시간의 힘으로만 맛을 내기 때문에, 현대인에게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조미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최근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 장류의 영양학적 가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전통 장에는 다양한 효소와 펩타이드, 항균 성분이 자연적으로 생성되며, 이는 혈압 조절, 소화 기능 개선, 노화 방지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된장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소개된 바 있으며, 서양의 유명 셰프들도 고추장의 감칠맛을 활용해 다양한 퓨전 요리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명인의 장류가 단순히 ‘우리 것’이라는 이유만이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한편, 명인들의 장은 소량 생산이기 때문에 대량 유통에는 한계가 있지만, 오히려 이 점이 소비자에게는 더 신뢰를 줄 수 있는 부분으로 작용합니다. 먹거리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시대, 장인의 얼굴이 보이는 장, 손이 느껴지는 장은 소비자에게 깊은 감동과 감성을 함께 전해주는 귀한 음식 자산이 됩니다.